임종 전 증상과 대처 방법 사랑을 표현하는 마지막 시간

삶의 마지막 단계인 임종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가 임종을 맞이하는 것을 목격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 과정을 이해하면, 가족과 간병인으로서 그 시간을 더 평온하고 의미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임종 전 나타나는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와 징후를 이해하면, 무엇을 기대하고 준비해야 할지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작년에 아버지 임종 증상으로 찾아보던 글들에는 사진이 있어서 보기 힘들었는데, 사진은 모두 생략하고 중요한 메시지만 남겨보려고 합니다. 저는 임종 전 증상을 믿기 싫었고, 아니라고 했는데 지나고 보니 맞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1. 임종이 가까워질 때 나타나는 주요 증상
임종이 다가오면 신체와 정신은 다양한 변화를 겪게 됩니다. 이 변화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은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1) 신체적 변화
• 호흡의 변화
임종이 가까워지면 호흡이 점점 느려지고 불규칙해질 수 있습니다. 흔히 나타나는 체인-스토크스 호흡(Cheyne-Stokes respiration)은 얕은 호흡과 깊은 호흡이 반복되며, 숨 쉬는 간격이 길어지기도 합니다. 이와 함께 가래가 목에 쌓이면서 “가래 끓는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 혈액순환의 감소
혈액순환이 줄어들면서 손발이 차가워지고, 피부가 창백하거나 얼룩덜룩한 색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맥박이 약해지거나 불규칙해지고,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소화 및 배설 변화
음식을 거의 먹지 않게 되고, 소변의 양이 줄어들거나 색이 진해질 수 있습니다. 배변 빈도 역시 감소하지만, 임종 직전 괄약근이 이완되면서 남아 있던 대변이 한꺼번에 배출될 수도 있습니다.
• 근육 약화
근육의 힘이 점점 사라져 스스로 움직이거나 손을 드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2) 정신적 변화
• 의식 흐려짐
환자는 점차 졸음이 많아지고 외부 자극에 반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혼수 상태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 혼란과 환각
환자는 시간, 장소, 사람에 대한 혼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때로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나 과거의 장소를 보는 환각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 사회적 상호작용 감소
가족이나 간병인과의 상호작용이 줄어들며, 내면으로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3) 정서적 및 영적 변화
• 임종 전에는 불안, 두려움, 또는 평온함과 같은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거나, 종교적 혹은 영적인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순간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2. 임종 직전에 나타날 수 있는 “종말기 각성”
임종 전에는 “종말기 각성(Final Rally)”이라고 불리는 갑작스러운 상태 호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징
• 환자가 갑자기 의식이 또렷해지며 가족과 대화를 나누거나 음식을 조금 섭취하려고 시도할 수 있습니다.
• 마치 건강이 회복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보통 몇 시간에서 하루 정도 지속되며, 이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됩니다.

원인
이 현상은 신체가 마지막으로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과정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정신적·영적인 요인으로 가족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3. 임종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최종 신호
임종이 가까워지면 더 명확한 신호들이 나타납니다.
• 호흡 멈춤
호흡 간격이 점점 길어지며, 결국 “마지막 숨”을 쉰 뒤 멈추게 됩니다.
• 심장 정지
심장이 멈추고 맥박이 사라지며, 혈압이 더 이상 측정되지 않습니다.
• 동공 고정
동공이 빛 반응을 잃고 고정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임종이 가까워졌음을 알려주는 명확한 징후로 볼 수 있습니다.

4. 임종 간병 시 주의사항
임종 과정은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중요한 시간입니다. 환자의 편안함과 존엄성을 유지하며,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기 위한 몇 가지 팁을 소개합니다.

(1) 편안한 환경 조성
• 불필요한 의료적 개입을 최소화하고, 환자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부드럽게 돌봐주세요.
• 조용하고 따뜻한 환경을 만들어주어 환자가 편안하게 숨을 고를 수 있도록 합니다.

(2) 사랑과 지지 표현하기
• 사랑하는 사람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고, 손을 잡아주는 등의 신체적 접촉으로 지지를 표현하세요.
• 환자가 말을 하지 못하더라도, 가족의 목소리를 들으며 안심할 수 있습니다.

(3) 청결 유지하기
• 배설 후 피부를 부드럽게 닦아내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합니다.
• 대소변 문제는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이해하고 환자를 부끄럽게 만들지 않도록 배려하세요.

(4) 전문가의 도움 받기
• 호스피스 간호사나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환자와 가족 모두가 정서적·실질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세요.


임종은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중요한 순간이며, 이를 이해하고 준비하면 더 평온하고 의미 있는 마지막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임종 전 나타나는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변화는 삶의 마지막 여정을 알리는 신호일 뿐입니다. 사랑과 지지로 그 여정을 함께한다면, 이 시간이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치유와 평화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이 더 이상 두려움의 시간이 아니라 사랑과 평온의 순간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 사랑을 표현하는 마지막 시간
작년, 저희 가족은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큰 슬픔을 겪었습니다. 당시 아버지의 상태가 좋아지는 듯 보였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의식이 또렷해지고, 마치 회복되시는 것 같아 저희 가족은 큰 희망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고, 곧 아버지는 떠나셨습니다.

그때 저는 임종 증상에 대해 찾아보기도 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것을 부정하고 싶었습니다. 믿고 싶지 않았고,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지나고 나서야 그 모든 변화가 임종의 과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통해 전하고 싶은 것은, 사랑하는 이의 임종을 경험할 때 사랑의 말을 가득 남기라는 것입니다.

임종 과정에서는 환자가 말을 하지 못하더라도 듣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저는 아버지가 마지막 순간까지 저희의 목소리를 들으셨을 거라 믿습니다.

저희 가족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울기만 했습니다. 많은 말을 전하지 못했지만, 중요한 말 몇 마디는 할 수 있었습니다.
• “사랑합니다.”
• “아빠는 나의 최고 아빠예요.”

이 말을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다시 벌떡 일어나셨으면 좋겠어요.“라는 말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보면, 그런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나 싶습니다. 어쩌면 아버지께서 편히 떠나지 못하시도록 붙잡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이와의 마지막 순간은 모두에게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입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 마음을 다해 사랑의 말을 전했으면 좋겠습니다.

환자가 말을 하지 못하더라도, 그 마음은 충분히 전달될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은 정말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와 같은 말들이 환자에게 큰 위안이 될 수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아버지를 보내드리며 비록 많은 말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아버지와의 마지막 시간을 온전히 함께한 것으로 위로를 얻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사랑하는 이와의 마지막 순간을 후회 없이 보내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이, 아픔 속에서도 사랑과 감사로 채워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